황하나 패딩 ㅣ논란 속에서도 빛난 존재감, 릭 오웬스 (Rick Owens)

안녕하세요. 오늘은 최근 뉴스 사회면을 뜨겁게 달구며 의도치 않게 다시금 회자되고 있는 명품 브랜드, 릭 오웬스(Rick Owens)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.

얼마 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심사에 출석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가 착용한 카키색 롱패딩이 큰 화제가 되었죠. 온몸을 꽁꽁 싸맨 그 옷이 무려 400만 원대를 호가하는 릭 오웬스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, 이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함께 높아졌습니다.

단순한 ‘패딩’이 아니라 하나의 ‘갑옷’처럼 보였던 그 옷. 과연 릭 오웬스는 어떤 브랜드일까요?

1. 이슈 아이템: 그 패딩의 정체

황하나 씨가 착용한 제품은 릭 오웬스 특유의 고딕(Gothic) 무드와 미니멀리즘이 결합된 롱패딩입니다.
가격은 약 300~400만 원대로 추정되며, 몸을 완전히 감싸는 풍성한 실루엣과 독특한 카키 컬러가 특징입니다.

릭 오웬스의 아우터는 단순히 추위를 막는 기능을 넘어, 입는 사람을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거나 분리시키는 듯한 건축적인 실루엣을 자랑합니다. 이번 이슈에서도 볼 수 있듯, 그의 옷은 마치 외부의 시선과 공격을 차단하는 ‘방어기제’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.

2. 브랜드 히스토리 (History)

릭 오웬스는 199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(LA)에서 시작되었습니다.
초창기에는 헐리우드 인디 씬에서 알음알음 알려지던 작은 레이블이었지만, 2001년 이탈리아의 에오 보치(Eo Bocci Associati)와 손을 잡으면서 전 세계적인 하이엔드 브랜드로 도약했습니다.

생산 라인을 이탈리아로 옮긴 후, 릭 오웬스만의 정교한 가죽 가공 기술과 테일러링은 날개를 달았고, 현재는 파리를 거점으로 매 시즌 충격과 전율을 선사하는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.

3. 디자인 철학: 어둠의 미학 (Darkwear)

지드래곤, 칸예 웨스트 등 시대를 앞서가는 패션 아이콘들이 릭 오웬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. 바로 '대체 불가능한 분위기' 때문입니다.

글런지(Glunge) 룩: 화려함(Glamour)과 지저분함(Grunge)의 합성어로, 낡고 해진 듯한 디테일 속에서 극강의 우아함을 찾아내는 것이 릭 오웬스의 장기입니다.
건축적인 드레이핑: 단순히 몸에 딱 맞는 옷이 아니라, 천을 비틀고 꼬아 마치 조각상처럼 흐르는 핏을 만들어냅니다. 황하나 씨가 입은 패딩 역시 툭 걸친 듯하지만 계산된 볼륨감이 돋보이는 디자인이죠.

4. 시그니처 아이템 (Must Haves)

이번에 화제가 된 패딩 외에도 릭 오웬스를 상징하는 아이템들은 많습니다.

지오바스켓 (Geobasket): 나이키 덩크를 릭 오웬스식으로 거대하고 투박하게 재해석한 하이탑 스니커즈입니다. 멀리서 봐도 "릭 오웬스다"라고 알 수 있는 존재감을 가집니다.
라몬즈 (Ramones): 컨버스 디자인을 베이스로 하지만, 훨씬 두툼하고 묵직한 쉐입으로 변형시킨 스니커즈입니다. 릭 오웬스 입문용으로 가장 사랑받는 신발입니다.
레더 재킷 (Leather Jacket): 브랜드의 시작이자 끝입니다. 소매가 유난히 길고 몸에 착 감기는 가죽 재킷은, 한 번 입으면 다른 옷을 입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.